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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정서행동치료 - REBT의 발전과정

by 코코 라이프 2022. 9. 29.
REBT의 발전 과정

 

 임상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Ellis는 뉴저지의 클리닉에서 원래의 관심사인 성, 사랑, 결혼, 심리치료에 관한 활동을 하였으며 상당한 인정을 받으면서 전문가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1947년~1953년에는 에서 정신분석 훈련을 받으면서 자신의 심리 치료에서도 정신분석적 기법을 적용했다. Ellis는 경제적, 시간적 여유의 부족으로 정신분석 치료를 감당하지 못하는 내담자들에게 좀 더 단기적으로 변형된 형태의 심리치료를 시도하면서 내담자들이 눈에 띄게 향상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또한 수동적인 분석적 절차만을 사용할 때보다 좀 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방법을 혼합하여 사용하는 것이 더 빠르고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경험하게 되면서, 정신분석 치료에 대한 회의를 하게 되었다.

 Ellis는 자신이 받은 정신분석 경험을 통해 정신분석의 문제점을 비판하면서 자신만의 이론을 구축하기 시작하였다. 그는 정신분석 치료 과정에서 내담자가 아무리 많은 통찰을 얻고 초기 아동기의 사건을 아무리 잘 이해해도 증상이 사라지기는 매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새로운 증상이 다시 나타나는 경향성이 지속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러한 경향성을 지니는 이유에 대해서 Ellis는 내담자가 단순히 어린 시절에 자신의 무가치성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주입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자신과 다른 사람에 대한 역기능적인 요구를 스스로 구축하고 이러한 당위적 명령을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재주입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내담자들은 그들이 지녀온 비합리적인 신념을 포기하도록 압력을 받으면 저항하는 경향이 있는데, Ellis는 그 이유가 정신분석치료자 들이 주장하듯이 내담자가 치료자를 미워하거나 부모 심상에 저항하여 자신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경향성을 본성적으로 지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Ellis는 이러한 비합리적인 사고 경향이 인간의 선천적 성향과 사회환경적 조건으로 인해서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에 정신분석의 수동적인 비지시적 방법으로는 이러한 사고 경향을 변화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따라서 자기 파괴적인 비합리적 신념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지시적 개입이 필요하며 이러한 개입을 통해서 단기간에 더 나은 치료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실제로 이러한 개입 방법에 따라 치료를 실시했을 때 몇 달 또는 몇 년이 걸렸던 정신분석적 치료보다 더 많은 진전을 몇 주 만에 거둘 수 있었다. Ellis는 자기 자신과 내담자의 치료 경험에 근거하여 새로운 심리치료의 이론적 체계와 기법을 구축하기 시작했다.

 1955년에 Ellis는 자신의 치료적 접근을 '합리적 치료'라고 명명하고 1956년에 미국심리학회 연차대회에서 '합리적 심리치료'라는 제목으로 발표하였다. 1961년에는 정서적 측면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 '합리적 정서 치료'라고 이름을 바꾸었으며, 1993년에는 자신의 치료기법에 행동적 측면이 상당 부분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받아들여 공식적 명칭을 '합리적 정서행동치료'로 바꾸게 되었다. '행동'이라는 용어가 추가된 이유는 REBT가 치료 목표의 달성을 위해서 행동의 변화에도 초점을 맞출 뿐만 아니라 성공적인 치료의 증거로서 행동의 변화를 중시하기 때문이다.

 Ellis는 자신이 개발한 치료법의 명칭에 '인지적' 대신 '합리적'이라는 용어를 쓴 것에 대해 후회했다. 그 이유는 포스트 모더니스트들이 지적한 대로 합리성에 관한 절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이다. RET에서 합리적이라는 말은 항상 경험적이고 논리적으로 타당한 인지뿐만 아니라 효율적이며 자기 개선을 통한 인지를 의미했다. 만약 RET의 이름을 다시 붙인다면 나는 '인지적 정서치료'라고 명명할 것이다. 그러나 Beck의 인지치료나 Meichenbaum의 인지행동치료가 이미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이름을 바꾸기에는 늦은 감이 있다. 그리고 REBT는 이러한 치료들과는 다소의 차이가 있기도 하다."

 Ellis는 1959년에 비영리 교육기관인 <합리적 삶을 위한 연구소>를 창립하였다. 이 연구소는 이후에 <합리적 정서치료 연구소>로 개칭되었다가 현재는 <앨버트 엘리스 연구소>로 불리고 있다. 뉴욕에 본부가 있는 이 연구소는 현재 세계 여러 도시에도 지부를 두고 있으며 REBT의 보급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 연구소에서는 내담자를 위한 상담과 심리치료와 같은 개인적 서비스뿐만 아니라 치료자를 위한 체계적 훈련 프로그램들을 제공하고 있다. 1967년에 이 연구소는 '합리적 삶'이라는 학술지를 출간하기 시작했는데 현재는 '합리적 정서 및 인지행동치료 학술지'로 이름을 바꾸어 출간하고 있다.

 Ellis는 심리치료 활동뿐만 아니라 저술과 강연을 하며 열정적인 삶을 살았다. 노년기에도 Ellis는 1주일에 50여명의 내담자를 만났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심리치료를 했으며, 주말에는 워크숍을 주최하고 강연, 집단치료, 슈퍼비전 외에도 REBT를 정교화하고 보급하는 일에 모든 힘을 쏟았다. 평생에 걸친 Ellis의 활발한 활동은 700여 편의 논문과 60권이 넘는 저서로도 입증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삶 전체를 치료 이론과 기법의 개발, 수정, 보완, 보급에 헌신했기 때문에 개인적인 사교활동에는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그래서 그를 가까이에서 접하지 못한 사람들은 심리치료 워크숍에서 문제의 핵심으로 바로 넘어가는 그의 직선적인 태도를 통해서 그를 냉정하고 공격적인 사람으로 기억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인정 많고 겸손하며 유머가 풍부하고 용기를 북돋아 주는 인간미를 지닌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는 미국심리학회로부터 1974년에 '탁월한 전문심리학자상'을 수상했고 1985년에는 '탁월한 전문적 공헌상'을 받았으며 1982년에는 미국의 임상 및 상담 심리학자들에 의해서 Carl Rogers에 이어 두 번째로 가장 영향력 있는 심리치료자로 뽑히기도 했다. 90대의 고령으로 인한 건강 문제로 몸져누울 때까지 Ellis는 하루 16시간씩 일했으며 저작 활동과 치료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평생 동안 자신의 치료 이론을 몸소 실천한 Ellis는 2007년 7월 24일 93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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