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모델에 근거한 사례 개념화
인지치료의 가장 큰 특징은 내담자의 문제를 인지적 모델에 근거하여 파악한 후에 인지의 변화를 시도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서 중요한 것이 인지모델에 근거한 사례 개념화이다. 사례 개념화는 내담자와의 면담내용을 종합하여 내담자의 증상이나 문제들을 유발하는 자동적 사고, 중간신념, 핵심 신념을 파악하여 그들 간의 관계를 가설적으로 설정하는 작업을 뜻한다. 나아가서 이러한 신념들이 형성된 성장배경을 탐색하여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인지치료에서는 내담자의 자동적 사고를 먼저 다루게 된다. 그러나 치료자는 처음부터 자동적 사고를 보다 깊은 수준의 신념과 연결해 이해하는 개념화 작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치료자가 이처럼 넓은 관점으로 내담자의 문제를 이해하고 있지 못한다면 치료를 효과적으로 이끌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치료자는 환자의 전형적인 자동적 사고, 감정, 행동, 신념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게 되면 인지적 사례 개념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협동적 경험주의
인지치료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치료자와 내담자의 적극적인 협동이 필요하다. Beck에 따르면 인지치료는 협동적 경험주의(collaborative empiricism)에 근거하고 있다. 즉 인지치료에서 치료자와 내담자는 마치 공동연구를 하듯이 협동적인 동등한 관계 속에서 내담자의 경험에 근거하여 역기능적인 인지를 찾아내고 그 타당성을 검토하여 대안적인 인지를 발견해나가는 모든 작업을 함께 해나간다. 이러한 협동적 경험주의는 인지치료의 현상학적 접근을 반영하는 것이다. 인지치료에서는 내담자가 인식하는 것을 숨겨진 추동이나 방어기제에 의해서 위장된 연막이 아니라 진정한 것으로 여긴다. 따라서 문제를 이해하고 검토하는 일은 치료자의 이론이나 판단보다 내담자의 경험에 근거하여 이루어진다. 인지치료의 원리는 명쾌하고 이해하기 쉽기 때문에 이를 내담자에게 설명해주고 내담자를 능동적인 주체로 참여시킨다. 내담자는 치료원리와 기술을 배우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스스로 치료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발달시키게 된다. 인지치료의 이러한 협동적 속성은 치료과정을 탈신비화하는 것으로서 모든 활동을 내담자와 투명하게 공유한다.
소크라테스식 대화
소크라테스식 대화(Socratic dialogue)는 인지 치료자가 내담자의 인지적 변화를 촉진하기 위해서 주로 질문을 통해 대화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Beck에 따르면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해결책을 제시하거나 그들의 사고를 논박하기보다 일련의 신중한 질문을 통해서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야 한다. 이러한 질문을 하는 목적은 내담자가 자기 생각을 자각하고 평가할 뿐만 아니라 스스로 대안적 사고를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다. 치료자가 내담자에게 질문을 하는 목적은 다양하다. 치료자는 질문을 통해서 1. 내담자가 자신의 문제를 구체적이고 명확하게 이해하고, 2. 내담자의 생각, 심상, 신념을 포착하도록 도우며, 3. 내담자가 어떤 사건에 부여한 의미를 재검토하게 하고, 4. 부적응적 사고와 행동의 결과를 평가하도록 돕는다.
소크라테스식 대화는 내담자의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설적으로 보여주거나 내담자가 자기모순에 빠지도록 함정을 파는 것이 아니다. 치료자가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질문을 사용하게 되면, 내담자는 덜 위협적인 느낌이 들게 되며 치료자가 제시한 해석내용에 동의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게 된다. 따라서 내담자는 더 능동적인 자세로 자기 경험과 내면적 사고를 자세하게 탐색하게 된다. 소크라테스식 대화는 충고나 지시하는 대신 적절한 질문을 통해서 내담자가 스스로 유익한 결론에 도달하도록 돕는 상호작용 방식이다.
인도된 발견
인도된 발견(guided discovery)은 치료자가 내담자가 자신의 부정적 사고, 그 속에 포함된 논리적 오류, 그리고 대안적인 사고를 발견하도록 안내하고 인도하는 치료적 과정을 의미한다. 인지치료에서 치료자의 핵심적 역할은 내담자가 스스로 치료적 깨달음에 이르도록 세심하게 인도하는 안내자가 되는 것이다. 치료자는 내담자가 자기 생각과 신념에서 공통으로 나타나는 주제를 찾아내고 이러한 주제가 과거 경험과 어떤 관련성을 지니고 있는지 인식하도록 인도한다. 또한 치료자는 내담자가 생각을 바꾸도록 논박하거나 설득하기보다 내담자가 스스로 자신의 논리적 오류와 왜곡을 발견하도록 인도한다.
역기능적 사고 기록지
인지치료에서는 자동적 사고의 탐색을 위해서 역기능적 사고의 일일 기록지(daily record of dysfunctional thoughts)를 사용한다. 이 기록지는 Ellis가 제시한 A-B-C 기법을 사용하여 종이 위에 사건 및 상황과 그때의 감정 및 행동반응을 적어놓고 그사이에 어떤 생각이 개입되어 있었는지를 인식하도록 돕는다. 나아가서 내담자가 자동적 사고의 타당성을 검토하여 좀 더 현실적인 사고를 함으로써 어떤 감정 변화가 나타나는지를 체험하도록 돕는다.
치료자는 내담자에게 이 기록지를 사용하여 불쾌한 감정을 느끼게 되는 사건과 사고를 기록하게 하는 숙제를 내주고 다음 치료 시간에 그 기록지의 내용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방법을 통해서 내담자는 자신의 불쾌 감정과 관련된 사고내용을 인식하는 자기관찰(self-monitoring) 능력과 합리적인 사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하향 화살표 기법
하향 화살표 기법(down-arrow technique)은 자동적 사고의 기저에 존재하는 역기능적 신념을 탐색하는 기법이다(Burns, 1990: DeRubeis & Beck, 1988). 이 방법은 특정한 사건의 자동적 사고로부터 그 사고의 기저에 있는 신념 내용을 계속 추적해 들어가는 방법이다. 하향 화살표 기법은 내담자의 사고내용에 대해서 "과연 이러한 생각이 당신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당신의 생각이 사실이라면, 그 사실이(당신 자신과 당신의 미래에 있어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당신은 왜 이러한 생각 때문에 괴로워하는가?"와 같은 물음을 계속 던짐으로써 좀 더 심층적인 부적응적 신념을 탐색해 나가는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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